2102月及

 

 

MinHo Yu

네모의 꿈?

 

Kurt Youn

사는게 그렇지…

 

Alex Yu

평범하지 못한 일상

 

ken

부부

 

nuh

생각

 

 


 

 

 

 

MinHo Yu

네모의 꿈?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TV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 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 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화이트- 네모의 꿈(1996년)

 

이 노래를 기억 하는가? 이미 꽤 오래전에 나와서 이 곡을 기억하시는 사람이라면 소위 옛날 사람 또는 아재 라고불리워질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학생 무렵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는 그저 좀 재미있는 곡이다 생각 했을 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이 곡을 듣고 문뜩 좀 무서워 졌다.

온통 네모난 것들에 둘러싸여 똑 같은 하루를 살다가 결국 갈 곳이라곤 네모난 관 짝 뿐이라는 것인가?

이건 네모의 꿈이 아니라 네모의 트라우마 수준이다.

내 인생이 이렇게 사그라지고 있는 건 비명을 지를 일이다

 

어느 유명한 심리학자가 방송에 나와 우연히 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세월이 쏜살같이 간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아느냐는 것이다.

시간은 결국 그냥 흐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별다를 것 없는 똑같은 경험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흐르는 시간은 다를 수 있어도 내가 사는 시간은 그날이 그날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게 짧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좀 무서운 일 아닌가? 내 나이가 40 가까이가 되어서 인생이 40 킬로로 가는게 아니었다.

내가 40킬로를 밟고 있는 거였다.

 

설날이 지났다.

이제 정말 2021년인 것이다.

올해는 정말 세상을 둥글게 살아볼 작정이다.

둥근 바퀴처럼 열심히 굴러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주마등처럼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없다면 최소한 말 고삐라도 내가 잡고 있어야 한다.

 

 


 

 

 

 

Kurt Youn

사는게 그렇지…

 

 

집에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고,

 

대부분의 시간에 일을 하며 보내도

조금도 좋아지지 않는 삶…

 

그저 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앞을 향해

무작정 달리고 또 달린다.

 

오늘 떡국을 먹으며 문득

쉬엄 쉬엄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조금씩 지쳐가는가 보다…

 

 


 

 

 

 

Alex Yu

평범하지 못한 일상

 

 

며칠 전 동네를 산책하다가 중학생 정도 되는 학생들의 하굣길을 바라보게 되었다.

삼삼 오오… 아니 5인이상 모임금지 이므로, 둘둘 셋셋이 마스크를 쓰고 마치 군인 마냥 일정한 간격을 두며 집에 가고 있는 어색한 광경.

즐거운 하굣길을 뛰며 날며 다녀야 하는 학생들이 저렇게 답답하게 집에 가는 모습을 보니 내심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이런 비슷한 기분이 얼마 전 인사동에서도 들었다.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는 거리와, 운영이 힘들어 임대 문의만 붙어있는 닫혀버린 매장들…

그동안 말로만 살기 힘드네 어쩌네 하다가 이렇게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보니 오히려 할 말이 없어지더라.

이 코로나 사태가 정말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같이 이 망할 바이러스가 종식되어, 마스크 좀 그만 쓰고 비행기도 왔다 갔다 하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

평범한 일상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ケン (ken)

부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강한 유대관계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첫째가 이데올로기 또는 종교로 엮인 관계.

둘째가 혈육.

셋째가 사랑.

넷째가 친구, 학연, 근무연 등등

 

위 순서가 내가 매겨 본 순서다. 최소한 내 인생과 경험을 되돌아 보았을 때 그렇다. 첫째가 혈육이 아닌 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조금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지만 교회에 다녔던 내 경험과 역사적 증거를 볼 때 일리가 있다고 확신한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셋째 사랑으로 묶인 유대관계 관한 것이다. 사실 첫째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제일 앞이지만 둘째와 셋째는 어느 게 앞일지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뭐가 먼저든 상관없다.

 

그렇다면 부부는 위 세 가지 중 어디 포함되는가?

 

당연히 사랑이라고 하겠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정말 부부가 사랑으로 묶인 유대관계인가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때문에 혈육의 연까지 끊어버리는 경우가 있지만, 부부가 서로 그렇게 사랑해? 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남편과 아내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 ‘포도와 향수’에 다섯 명의 여자의 결혼이 나온다.

 

여자1 : 대학 때 사랑하는 연인이 2차세계대전에 전사. 대학 졸업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다 부모님과 언론인 파티에 참석해 어떤 신문기자를 만나 결혼. 신문기자가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으로 파견될 날이 가까워 서둘러 결혼. 아이 셋 낳고 현재까지 잘 살고 있음. 세월이 흘러 친구가 그녀가 신문기자와 결혼한 이유를 묻자 이집트의 사막과 뜨거운 열기라면 전쟁으로 연인을 잃은 상처가 지워질 것 같아서.  

 

여자2 : 유부남과 만나 영화처럼 열정적인 사랑을 함. 유부남은 3년 뒤 전처와 이혼하고 여자2와 결혼. 직업 비행기 조종사에 엄청 미남. 결국 바람피고 여자2와도 이혼함. 그 뒤 몇 차례 더 사랑하고 헤어지고를 반복. 그러다 나이 차이 스무 살도 넘는, 아이가 여섯 명이나 있는 홀아비와 결혼. 그에게서 안정을 찾음. 수 없이 많은 남자들이 채워주지 못한 무언지 알 수 없는 안정감.

 

여자3 : 엄청난 미인. 지나가던 개도 쳐다볼 만큼. 재벌 은행가 집안의 장남과 결혼. 호화로운 삶을 살지만 뭔가가 불만인지 알콜 중독에 걸림. 그녀의 남편은 병원에 보내지 않고 별장 중 한 곳에 그녀를 가두고 의사와 간호사를 바꿔가며 돌보게 함. 그렇게 쓸쓸하게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

 

여자4 : 영국에서 일본인 남자를 만나 일본으로 건너온 영국 여자. 일본 생활이 맞지 않아 남편과 계속 다툼. 짜증이 극에 달하던 차에 남편이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남. 그 뒤 일본에 남아 계속 영어교사로 죽을 때까지 지냄. 

 

여자5 : 외교관의 아내가 되고 싶어 사랑하는 연인을 버리고 대학 졸업하자 마자 런던 주재 일본 대사관에 근무하는 젊은 외교관과 결혼. 신랑 될 사람을 몇 번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미래는 알 수 없음. 결혼하기로 하고 소설이 끝남.

 

나는 위 이야기들이 미야모토 테루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라고 확신한다. 로맨스 영화처럼 결혼의 이유가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는 게 아주 현실적이다. 결혼의 이유가 사랑이었더라도 결혼생활이라는 긴 여정 가운데 너무나 많은 불순물이 끼어 들어온다.

 

하지만 더 현실적으로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의 결혼은 위 사례와 같은 이유도 아닌 남들 다 하니까 순리대로 살기 위해 적당히 현실과 타협해 적당한 상대를 찾아 결혼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사랑은 알겠는데 도대체 결혼은 무엇인지 너무 종잡을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 헷갈린다. 위 사례들을 보더라도 딱 이거다 정의를 내릴 수 있을 만한 사례가 없다.

 

나는 왜 결혼을 했을까. 마음 속으로 다시 과거를 생각해본다. 뭔가 결론을 내고 싶어서다. 왜냐하면 부부라는 게 혈육과 사랑처럼 강렬한 유대관계가 아닐 수 있지만 죽을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할 너무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식도 스물이 넘으면 가정을 떠나야 하고 부모도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가장 긴밀한 인간관계를 혈육에 제한시킬 수 없는 이유다. 우리의 생각도 사상도 변할 수 있으니 종교적 관계, 친구 관계도 영원할 수 없다.

 

그래서 결론은 부부관계로 귀결된다. 얼마나 끈끈하냐가 아니라 중요성으로 따지자면 배우자가 위 랭킹을 초월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때가 되면 떠날 수 있지만 배우자는 죽을 때까지 옆을 지켜줄 사람이니까. 

 

 


 

 

 

 

nuh

생각

 

 

이렇게 또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남들이 얘기하는 나이 앞자리 숫자에 비례하는 인생의 속도 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는데 지금이 딱 그런 것 같다.

 

최근 들어 한동안 하지 않았던 오랜 친구 같은 게임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그 게임은 레벨을 올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최고 레벨을 달성해야 그때부터 게임이 시작 된다. 해야하는 일정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예전에 이 게임을 할 때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물론 지금과 같지는 않다. 다만, 이번에 다시 시작 하면서 초반에 했던 습관이 그대로 나온 것이다. 최고 레벨을 달성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켜 놓고 가만히 있거나 게임 내에 존재하는 대도시만 돌아 다니고 오래 된 던전만 돌아다니고. 그렇게 한 달이 딱 되었을 무렵, 우연찮은 기회가 생겨 길드 인원과 던전을 같이 가게 되었고 그때 이후로 길드 인원 중 한 명의 초대로 던전을 다니며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 그리고 다시 경험 하지 못한 던전을 가게 된 시간.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늘 하던 것에 익숙하게 된지 8년 정도 되다 보니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두려움이 생긴 것 같다. 던전 내에 길도 모르고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고. 결국 나에게 삶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무언가에 익숙해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자체에 지루함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썩 원하지 않은 상황도 있을 것이다. 걱정 근심부터 찾아오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두려움이 남들에 비해 조금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6년안에 나에게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익숙한 대로 살아오다 보니 새로운 무언가가 나에게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새로운 것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지식과 경험이 나를 바꾸는 힘을 얻기 이전에 먼저 거부하게 되는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이 게임이 되었건 인생이 되었건 간에 말이다.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