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月及

 

 

MinHo Yu

인생은 부먹이다.

 

Kurt Youn

게으름과 사소한 것들

 

Alex Yu

마음가짐

 

ken

노동

 

nuh

계속 생각

 

 


 

 

 

 

MinHo Yu

인생은 부먹이다.

 

페퍼민트 티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딱히 마시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커피 중독자 까지는 아니어도 아침 출근 후 업무 시작 전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정신을 차리는 습관이 들어가던 차였다.

 

하지만 평소에 식도염 이라는 불치의 병과 공생을 하고 있던 몸뚱이 였던 지라 커피를 좀 과하게 마시면 바로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드러내곤 한다.

 

이 놈이 좀 사악하기 짝이 없다.

 

하고 많은 오장 육부 중에 하필 숨통에 자리 잡고 있는 지라 숨이 막히는 것은 아니나 흡사 나의 숨통을 쥐고 있는 것 마냥 목구멍에 뭐가 걸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의사 말로는 카페인을 줄여야 한단다.

 

술을 줄이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야식을 먹지 말고, 먹고 바로 누우면 안 된단다.

 

어릴 적 먹고 바로 누우면 소 된다던 우리 어머니의 경고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하지만 나는 소가 되는 대신에 식도염을 얻었다.

 

그래서 카페 메뉴판에서 카페인이 없는 것을 고르고 고르다 다다른 곳에 페퍼민트 티가 있었다.

 

예전에 한번 마셔본 적은 있었으나 어렴풋한 기억만 있을 뿐 맛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지 않았다.

 

한 모금 입안에 흘려 넣고 딱 떠올랐다.

 

씹던 껌 물컵에 빠뜨린 맛.

 

어릴 적 누구나 아는 그 껌 맛이었다.

 

순간 후회가 살짝 밀려왔지만 돈 주고 산 음식을 버릴 수는 없었다.

 

차는 향으로 먹는 거라 하지 않던가?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목구멍으로 크게 한 모금 넘겼다.

 

그 순간 입안에 잔향이 목을 타고 싹 사라지는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껌과는 비교가 안되었다.

 

그 후 식후에 자주 마시고 있다.

 

간만에 새로운 발견이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이쯤 살면 자신의 기호에 대해서 확고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선택의 시간을 줄여 주기도 하지만 한 켠으로는 새로운 도전을 막는 걸림돌이 되 고는 한다.

 

좋은 기회 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어차피 해야하는 것이라면 거침없이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뭐든 인생은 부먹이다.

 

찍먹은 탕수육의 맛을 알 수 없다.

 

그건 고기 튀김이지 탕수육이 아니다.

 

제대로 먹어봐야 이게 좋은 지 싫은 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Kurt Youn

게으름과 사소한 것들

 

 

사소한 일들이지만 여러 번 미루다 보면, 큰 일이 되어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의지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가볍게 생각하고 하지 않던 나의 작은 게으름이모여 나에게 주는 벌이 아닐까?

 

회사나 집에서 사소한 일을 미뤄서 생긴 문제를 겪을 때 마다, 나의 게으름과 의지부족을 탓하지만, 막상 개선되거나 나아지진 않는다.

 

한번 뿐인 인생을 정신 차리고 올해부터라도 바꿔보자 매년 생각해도 그 의지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사소한 게으름에서 점점 더 귀찮아지고, 생산적인 의욕까지 줄어들어서 위기감을 점점 느끼고 있다.

 

하지만 바뀌지 않고, 쉬는 날 회사를 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뒹굴 뒹굴 하다가.. 사진은 다음에 찍으러 나가지, 아이들과 내일 놀아줘야지, 등등.. 미뤘던 일들의 후회가 갑자기 이유도 없이 밀려오곤 한다.

 

바꿔야 한다.

 

요즘 매일 나 자신을 달래고, 단련시키려고 나의 게으름과 심각하지 않지만 매우 힘든 싸움을 하며 올해도 마무리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 올해 안에는 끝장을 보고 내년에는 좀 더 나은 Kurt Youn이 되길 빌어본다.

 

 


 

 

 

 

Alex Yu

마음가짐

 

 

나름 멋지고 깔끔하게 퇴사 (또냐?) 후 코로나 백신 1차를 접종하러 갔어요.

 

이번 퇴사는 제가 무언가 하고싶은 것을 하려는 마음으로 한달 이상 전에 미리 얘기를 했던 부분이고, 아무런 문제없이 회사에서 원하는 만큼 업무를 다 하고 퇴사를 하였으므로, 오랜만에 마음의 짐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퇴사를 하였습니다.

 

퇴사 다음날 백신 접종일 이었고, 접종 후 푹 쉴 요량으로 집에서 누워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내 걱정을 가장 많이 해주는 nuh의 전화가 왔어요.

 

“접종 맞은 데는 괜찮냐? 몸은 좀 어때?”

 

서로 안부를 묻고 그는 곧 저에게 바로 밖에 나가보라고 하더군요.

 

석양이 너무 예쁘다며, 자기가 이런 얘기 잘 안하는데 오늘은 장난 아니라며 얼른 나가보라고…

 

사실 저는 마음에 뭔가 걸리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 하려는 본능이 매우 강한 사람입니다.

 

퇴사를 안했다면 절대 밖에 안 나갔을 거예요.

 

접종도 맞은 데다가 다음 날 출근 부담을 생각하면, 절대 나갈 수 없는 상황 이였지요.

 

또한 퇴사가 지저분하게 진행되고 바로 다른 일을 구해야 했던 상황이라면 마찬가지로 절대 밖에 나가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마음이 가벼워서 그리고 마음가짐이 바뀌어서 일까요?

 

석양을 보러 밖에 나갔습니다.

 

낮게 깔린 구름 뒤로 번져있는 석양의 빛.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이 날만 유독 아름다웠냐? 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제 거주지가 서쪽이라 석양이 아름다운 날은 참 많지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도 못하고 지나간 날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물론 다음 날 또는 심적으로 걸리는 무언가의 안위 때문이었지요.

 

이제는 일정 기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데로 살아볼까 합니다.

 

어느 순간 시간이 계속 멈추지 않고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남 밑에서 일 하는 거 잠깐 멈추고 하고싶은 거 조금은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구요.

 

이제부터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할 때 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집니다.

 

다시는 남 밑에 들어가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수익화가 잘 되도록 마음 단단히 먹고, 신나게 하고 싶은 거 해보려고 합니다.

 

응원해 주세요!

 

 


 

 

 

 

ケン (ken)

노동

 

한동안 일, 웨이트트레이닝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아주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와 더불어 여행, 외식, 카페 3가지를 금지하기로 스스로 결심했지만 6월달 모심기의 결실을 이루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테츠로상 논에 심었던 모가 어느덧 고개를 숙이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정확히 4개월이다. 4개월만에 조그만 초록색 풀이 쌀이 되었다.

 

마사미에게 같이 가자고 연락이 왔을 때 안 갈 수 없었다. 너무나 시작과 끝이 명확한 일이라, 마치 또 새로운 여행을 가자는 제안이 아니라 지난 6월에 시작한 여행을 끝마칠 수순을 밟자는 말로 들렸다. 심었으니 거두는 것도 다 같은 하나의 작업이다. 물론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서 여행금지 원칙을 깨고 벼베기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저번 월급에서 쓴 적이 있지만 미야자키에 처음 왔을 때 벼베기 작업만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때 태어나서 가장 힘든 육체노동을 한 날이었는데 다행이 이번에는 작업 인원이 많아서 일이 금방 끝났다.

 

하지만, 작업시간은 짧았지만 노동의 강도는 똑같았다.

 

자연이 인간에게 짊어지어 놓은 무게다. 평소 농사일을 하던 사람이 아니라면 근육이나 관절의 어느 한 부분은 부어 오르거나 꺾여야 되는 일들이다. 천만 다행으로 한달 동안 웨이트트레이닝 한 효과가 있어 그렇게 다음날 피곤하진 않았다.

 

벼베기 전날 시크바코 멤버들이랑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몸을 데우고 밖에 비치체어에 드러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았다. 미야자키현과 오이타현의 경계를 이루는 소보(祖母)산의 한 골짜기 깊숙한 곳에서 올려다 보는 밤하늘은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그 하늘이 엄청 넓은 우주의 한 부분이고 별이 태양보다 훨씬 더 큰 항성들의 내는 빛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검은 하늘에 실제로 다가가면 영하 200도의 무한대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땅에 태어나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 땅은 우리에게 노동을 요구한다. 뭔가 땅에 손길을 더하지 않으면 땅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우주공간처럼 차갑게 인간에게 등을 돌린다.

 

이번 여행에서 정말 노동이 신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노동이 중요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육체로 정신으로 더 가까이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사회가 농경사회가 아니라 산업사회라 정말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나도 평범한 농부였을텐데 체력이 비실비실한 내가 얼마나 힘든 노동을 하면서 살았을까.

 

날이 갈수록 감사해야 할 일만 자꾸 늘어나는 것 같다. 역시 미야자키에 터전을 잡은 보람이 있다.

 

 


 

 

 

 

nuh

계속 생각

 

 

또 이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무슨 일과 생각을 했었는지 참..

 

역시나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과연 나에게 재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가. 주변의 사람들은 무언가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평가 되는 것은 대중들에게 얼마만큼 인지도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스스로 자괴감을 갖는 경우도 많고, 나는 왜 저렇게 못할까 하는 의문도 스스로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나는 얼마나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했으며, 나 스스로 얼마나 타협을 했으며, 내가 만든 것을 알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게 된다. 끊임없이 반복이다.

결론은, 그냥 해라. 꾸준히 하는 사람이 승리자이다. 이거 인듯.

 

 

나이는 먹어가고 아직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철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나의 몸은 이제 40에 접어들고 있다. 내가 의도 하지 않아도 먹게 되는게 나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결국 사실인 것 같다. 무언가 버거워지고, 하고자 하는 것도 힘들어지는 그런 나이. 내 안의 나는 아직도 젊은 20대이지만 내 몸은 늙어가겠지. 그래도 내 안의 나의 20대가 멈춰있는 20대가 아닌 현재를 겪고 느끼며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20대가 되야 할 것 같다.

 

머리에 바람을 넣어 정화 해준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 같다. 다들 한번씩 바람 쐬러 가보시길.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