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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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시간은 멈출 수가 없다. 돈이 많건, 나이가 어리건, 건강하건 그 무엇이든 간에 이 말도 안되는 힘은 우리 스스로 멈출 수는 없다. 운명이다. 그만큼 시간을 아낄 필요성은 있다.

막이 열린다.

빛이 보인다.

빛을 받는다.

기록 된다.

이것은 정말 단순하지만 이제는 우리 일상에서 늘 함께하는 카메라의 역할이다. 영상을 찍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서 나오는 짧은 시간 안에 기록 되는 사진은 한 장의 이미지를 통해 정말 많은 생각을 그리고 추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정색의 바디, 플라스틱, 그리고 플라스틱에 어울리지 않는 유리 렌즈, 단순히 생각했을 때 무언가 어설퍼 보이는 이 카메라.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은 조작법, 그 흔한 카메라 포커스 기능마저 눈대중으로 잡아야 하는 불편한 진실, 사진을 찍은 건지 애매한 셔터 소리,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이 엉성해 보이는 카메라. 여태까지 써온 카메라에 비해 굉장히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조작법이나 성능은 여느 카메라 못지 않다. 이미 나는 자동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다. 필름 카메라도 간단하게 포커스를 잡을 수 있는 카메라들만 사용을 하다 보니까 지금 아니 매일 나의 일상을 책임지고 나와 함께 모든 일을 같이 하는 이 동반자에게 익숙해지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이라기보다는 내 스스로가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현 시대에 맞게 나 자신도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36장을 찍을 수 있는 필름에서 컷 수에서 버린 것만 몇 컷인지 모르겠다. 자동에 익숙해져 있던 나의 안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할 수 없는 이 버릇.

카메라 스펙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찍으면 나오는게 사진이니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본인 기준에서는 좋은 총을 쓴다고 명사수가 아닌 것은 확실 하기에 그냥 단순한 본인의 느낌에 의해서 작성해 나가고 싶다.

 

 

Lc-a+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비네팅인데 사진 각 모서리 부분이 살짝 어둡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요즘 찍은 사진들을 보면 그 비네팅도 없는 것 같다. 비네팅 현상이 단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에 반해 무언가 더욱 옛날 사진 같이 나오는 느낌이 좋다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이 카메라를 잡고 있을 때, 그리고 셔터를 누를 때, 현상을 한 뒤의 사진을 확인 해보면 내가 생각한 느낌과는 사뭇 다른, 불과 몇 일전에 찍은 이 사진은 생각지도 못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사진으로 만들어 버린다. 어쩔 수 없이 비네팅이 생기는 카메라의 작은 모양에서 나오는, 현재를 더욱 더 옛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엄청난 힘.

이 카메라를 쓰면서 적응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유는 조작법 때문. 이 작은 카메라를 사용한지 짧게는 3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만약 당신이 이 카메라의 거리계에 적응이 되어 있다면 여느 카메라에 비해 조작이 너무나도 쉽게 느끼게 될 것이다. 정말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추천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꼭 해둘 말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스스로가 눈대중으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이 카메라를 권하고 싶지 않다. 포커스를 잡아주는 오토 기능이 없다. 매뉴얼은 있지만 그 매뉴얼 자체가 (0.8 / 1.5 / 3 / 무한대) 대략 이런 식으로 표시가 되어 있기에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그런 능력이 없다면 과감하게 추천하지 않겠다. 하지만 거리 조작법이 주는 자체 매력이 어마어마 하며, 또한 내장 되어있는 다중 노출 기능의 재미가 상당 하기 때문에 거리를 예측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한번 더 생각해 보기를 권장한다. 그만큼 매력이 있는 카메라라고 생각하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새 나의 가방의 한 켠에, 이제는 그 자리에 없으면 안되는 너무나 작은 크기의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가 주는 편리함이 지금 시대에는 맞고 나 스스로에게도 가장 편한 매체 이지만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의미에서의 필름카메라의 결과물 또한 나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바로 확인하고 지워버리는 인스턴트의 디지털 이미지 보다는 나오는 결과물을 기다리고 기다림 끝에 실망과 안도가 동시에 공존하며 “다음 롤은 좀 더 성의 있게 한 장 한 장 찍어야 하겠다.” 는 나와의 또 다른 약속을 하고 다음 롤을 맞이하는 신중한 이 마음을 갖게 하는 필름의 위력에 맞물려 작은 크기에서 나오는 아우라와 결과물로 인해 놀라지만 언제는 같이 다닐 수 있는 아주 작고 편리한 이 카메라. 세상에 카메라가 발명 된 이래에 지금 까지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카메라가 존재 하고 하나하나 다 써볼 수 없는 아주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 와중에 직접 만져 본 카메라 중 단연 손에 꼽히며 내 손에 언제나 함께 있어줄 나와 함께 나만의 추억을 만들어 줄 이 작은 카메라야말로 내 인생에 꼭 필요한 동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오늘도 새로운 추억을 위해 또다시 거리로 나선다.

 

카메라 필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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