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tic Scanner

 

 

LOMOGRAPHY

SMARTPHONE FILM SCANNER

 

 

2015 nuh (seoul)

 

 

영원한 것은 없다. 적어도 필자가 생각 했을 때는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없어지기 마련이다. 사진이라 한들 영원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 한 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색은 바래지고, 사진 속 인물의 윤곽 마저도 희미해져 알아볼 수 없게 변할 때도 있다. 시대가 변하고 발전함에 따라 사진도 파일로 저장할 수 있게 되었고, 수 많은 저장 매체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절대로 사진이 없어지지 않도록 만들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반복 되기 마련. 아무리 내 생활이 편해지고 즐거워 진다고 해도 결국은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적어도 필름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는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이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LCD창을 통해서 빠른 결과물을 확인 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그 찰나의 순간을 다시 만들어 내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결국 한번 더~ 찬스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필름은 그 방면에서는 다소 냉정한 편이다. 일단 찍게 되면 필름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기다려. 참고 기다려봐. 너가 본 세상을 보여줄게.” 라고 한다. 그러나 한번의 찬스를 내 스스로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은 절대로 확인 할 수 없는 찬스 이며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결과에 대한 한번 더 기회를 갖는 나를 위한 배려인 셈이다. 결국 필름은 기다림의 미학, 즉 설레는 마음을 갖고 결과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또 현상을 잊고 삶을 살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문득 필름을 발견 했을 때 이 안에는 어떤 것이 담겨 있느냐에 대한 의문, 궁금증을 자아낸다. 필름은 오랜 기다림 후에 마주하게 되는 나의 옛모습과 나의 오랜 친구인 것만 같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필름을 어렵사리 현상 한 후 인화를 하지 않은 채로 필름을 볼 수 있는 수단 중에 하나는 디지털시대로 발전함에 따라 스캐너를 통해서 이미지화 시켜서 보는 방법과 밝은 빛이나 태양을 향해 필름을 대고 보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이미지화 시켜주기 때문에 컴퓨터를 통해 좀더 편하게 사진을 볼 수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 밝은 곳을 향해 봐야하기 때문에 눈에 영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필름 자체도 슬라이드 필름이 아닌 이상 네거티브 되어있는 상태이므로 정확한 색깔이나 묘사를 확인 하긴 어렵다. 즉, 전자의 경우를 이용해야 내가 찍고 생각했던 것을 일치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요즘 필름 현상소에 필름을 맡기면 세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 할 수 있다. 첫째, 현상만 / 둘째, 현상과 인화 / 셋째, 현상과 스캔. 필자의 경우 세번째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스캐너를 통해 필름을 이미지화 시켜서 접하지만 사실 비용적인 문제 때문에 스스로 스캔해서 보관하고 싶은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캐너 구매 비용이 만만치가 않고 (일반 평판 스캐너는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많이 있음.) 혹시나 파일이 의도치 않게 삭제 되었을 경우 필름만 가지고 있게 되는 너무나 슬픈 일을 초래하게 된다.

너무 슬픈 일이 아닌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이 작고 가벼운 스캐너는 스스로 작업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이제는 정말 없어서는 안될 개인 핸드폰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그것도 여러가지 필터를 통해서!! 재미있다. 내장된 필터로 다양한 방법으로 사진을 스캔해 볼 수 있는 풍부한 재미.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일단 플라스틱이라는 것 때문에 파손의 우려도 있을 뿐만 아니라 핸드폰이라는 기계를 통해서 사진을 찍고 그걸 편집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손이 안 가게 될지도 모른다.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진은 순간의 기록이다. ‘사진은 나의 과거를 만들어 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사진은 남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유일한 나의 생각이다.’ 라는 말들을 늘 강조 하며 살아간다. 이 스캐너는 단순히 필름을 스캔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나의 추억, 나의 과거를 담아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매개체 인 것이다. 굉장히 과장되게 표현 되었을지 모르나 어쩔 수 없다. 이것이 사실인 것을… 일반 현상소에서 해주는 스캔은 스프로킷 홀 부분까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게 중요하다! 이 스캐너는 필름 스프로킷 홀 부분까지 스캔이 가능 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과거와 추억을 만들어 준다는 말이 일치한다. 왜냐면 우리는 무의식 중에 과거라는 공간을 생각 하게 되면 영화와 같이 자연스레 지나가지만 그 순간순간이 스프로킷 홀까지 전부 나오는 필름이 지나가는 모습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 매체의 힘이 크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됐을 지도 모른다. 이 스프로킷 홀 의 표현 하나가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간편하게 내가 원하는 순간 스캔 할 수 있고, 단 1초가 지나도 과거가 되는 우리의 인생에서 그 과거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는 이 플라스틱 스캐너!! 얼마나 아름답고 멋지다는 말을 아낄 수 있겠는가.

 

 

 

 

결과물에 대한 것은 필름 카메라를 이용한 작업을 하거나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과거 마저도 사랑할 수 있고 남겨진 순간 만큼은 아낄 수 있는 마음은 아주 조금씩 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는가. 찰나의 순간 그리고 과거 아날로그와 현재의 만남을 자연 스럽게 연결 해주는 이 스캐너는 적어도 우리 삶에서 단 하나만이 존재 하는 나만의 명화처럼 내 인생의 찬란했던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아주 뜻 깊은 기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스캔에 대한 결과물은 핸드폰 카메라의 성능과 해상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고화질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정중하게 추천하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170517 nuh